2026-01-09 HaiPress
심은경 주연의 ‘여행과 나날’(2025)로 제78회 로카르노 국제영화제에서 황금표범상을 수상하며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는 미야케 쇼 감독의 2010년 장편 데뷔작이다. 흑백 화면 속 눈길 위에서 세 주인공이 자전거를 타는 신이 오래오래 기억에 남는다.
[※ 본 기사에는 영화의 스포일러가 될 만한 줄거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사진 (주)디오시네마) 겉으로는 무기력해 보일지 모르지만 내면에는 아주 작고 희미한 저항심이 자리잡고 있는 ‘테츠오’ 역의 시바타 타카야는 미야케 쇼 감독의 초창기 페르소나로,극의 중심을 잡는 동시에,어른이 되어가는 과정에서의 막막함과 서투름을 섬세하게 표현해냈다. 세 친구 중 사회로 나가기 직전의 막막함을 가장 투명하게 보여주는 ‘이와마’ 역의 타마이 히데키는 우리 주변에 있을 법한 평범한 청년의 얼굴 이면에 숨겨진 세밀한 불안과 흔들리는 눈빛을 자연스럽게 표현해낸다.선배 ‘이타미’ 역의 쿠시노 코이치는 후배들을 챙기려는 따뜻함이 있지만,정작 본인도 완벽히 어른의 세계에 뿌리내리지 못한 채 현실의 벽 앞에서 흔들리는 캐릭터를 입체적으로 연기해낸다. 미야케 쇼 감독의 다큐멘터리,워크숍 작품을 제외한 필모그래피 전반에 걸쳐 중요한 순간마다 등장하는 배우 아다치 토모미츠가 경찰 ‘지로’ 역을 맡아 과장되지 않고 담백한 연기로 극의 긴장감을 주도한다.
(사진 (주)디오시네마) 특별할 것 없는 일상의 순간을 모아 인상에 깊게 남는 영화를 만드는 미야케 쇼 감독답게,‘굿 포 낫씽’은 제목 그대로 ‘쓸모 없는’ 순간들을 모아 비범하게 만든다. 드라마틱한 서사가 없는 ‘아무것도 아닌 이야기’로 보일 수도 있지만,무심코 지나치는 소음,빛의 미세한 변화,인물의 작은 제스처를 모아 만든 이미지들은 영화를 보는 동안 인물의 삶에 서서히 젖어 들게 만든다. 삿포로의 눈 덮인 거리 위로 흩어지는 무의미한 순간들은 소년들의 건조한 일상과 겹쳐지는 영화적 경험이다.흔들리는 짐칸에 올라타던 모습처럼 위태로웠던 셋의 모습이 기억에 오래 남는다. 어른이 되려다 번번이 길을 잃는 세 청춘이 순백의 삿포로 속을 떠도는 이야기를 강렬하게 담아낸 영화다. 14일 개봉,러닝타임 76분.[글 최재민 사진 (주)디오시네마][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1013호(26.01.13) 기사입니다]면책 조항 :이 기사는 다른 매체에서 재생산되었으므로 재 인쇄의 목적은 더 많은 정보를 전달하는 것이지,이 웹 사이트가 그 견해에 동의하고 그 진위에 책임이 있으며 법적 책임을지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이 사이트의 모든 자료는 인터넷을 통해 수집되며, 공유의 목적은 모든 사람의 학습과 참고를위한 것이며, 저작권 또는 지적 재산권 침해가있는 경우 메시지를 남겨주십시오.